디지털 시대 속에서도 손글씨의 감성과 아날로그의 따뜻함을 지켜가는 이가 있다. 대구 달서구 월성동에서 ‘애나캘리 공방’을 운영 중인 대표는 단순한 취미 교육을 넘어, 사람들의 일상에 위로와 집중의 시간을 전하고 있다. 캘리그라피를 통해 새로운 삶의 방향을 찾고, 또 누군가의 새로운 시작까지 이끌어내고 있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애나캘리 공방 대표는 원래 영어교육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마음속 깊이 간직해온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남편의 응원 속에서 캘리그라피를 시작하게 됐다. 엠트리 카페에서 엽서 주문 제작을 맡게 된 것을 계기로 작업 활동이 점차 확장됐고, 이후 클래스 운영과 공방 창업으로까지 이어졌다. 현재는 주문 제작과 취미 클래스, 소품 제작 등을 함께 운영하며 자신만의 감성을 담은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공방의 운영 철학은 짧지만 분명하다. 바로 “쓰고 그립니다”다. 빠르고 편리한 디지털 문화 속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아날로그 감성을 다시 일상으로 가져오고 싶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대표는 “펜을 들고 붓을 잡으며 조용히 집중하는 시간이야말로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힐링의 시간”이라며 “나이가 들어서도 오래 이어갈 수 있는 평생 취미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애나캘리 공방만의 강점은 단순히 큰 붓 글씨를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방식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일상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다양한 소품 제작 수업을 함께 진행하며, 선물용으로도 좋은 작품들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한 가지 서체만 고집하지 않고 여러 스타일의 글씨를 배울 수 있어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수강생들과의 인연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도 있다. 대표는 “두 아이를 키우며 직장을 구하지 못해 힘들어하던 분이 공방에서 자신에게 맞는 소품 아이템을 발견한 뒤, 지금은 네이버스토어를 운영하는 1인 사업자가 됐다”며 “직접 제작 영상을 촬영하고 홍보까지 하는 진정한 핸드메이드 크리에이터로 성장한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8년 동안 공방을 운영해온 그는 최근 또 하나의 결실도 맺었다. 올해 직접 집필한 ‘샬롬 EDITION 캘리그라피 워크북’을 출간한 것이다. 제노붓펜을 활용해 누구나 따라 쓰고 연습할 수 있도록 구성된 실전형 워크북으로,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을 담아냈다.
최근 AI 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직업군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대표는 오히려 캘리그라피 같은 아날로그 영역의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AI가 발전할수록 사람의 손으로 직접 쓰고 표현하는 감성의 힘은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스토어 운영에도 AI의 장점을 잘 접목해 끝까지 버텨내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희망과 힐링의 메시지를 따뜻하면서도 힘 있게 전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올해 월성동으로 공방을 이전하며 새로운 출발선에 선 애나캘리 공방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대표는 “공방과 인연이 되는 분들에게 각자의 필요에 맞는 맞춤형 방식으로 진심을 다해 지도하고 싶다”며 “손글씨를 통해 삶 속 작은 위로와 즐거움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