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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암·고액항암치료 특약, 든든한 보장일까 부담스러운 덫일까”

고액암 특약, ‘큰 보장’ 약속하지만 제한적 현실

최근 암보험 시장에서 ‘고액암 진단비’와 ‘고액항암치료 특약’이 주목받고 있다. 보험사들은 고액 보장을 내세우며 ‘더 든든한 암 치료 자금 마련’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실질적 보장보다 납입 부담과 제한 조건이 크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 달콤한 보장, 그러나 높은 문턱

고액암 진단비 특약은 일반 암보다 더 중증으로 분류되는 특정 암(췌장암, 뇌암, 폐암, 골수암 등)에 진단 확정 시 통상 수천만 원에서 1억 원 이상을 지급한다. 고액항암치료 특약 역시 최신 면역항암제·표적항암제 등 치료비가 고액으로 책정되는 항암 치료에 대해 추가 지원을 제공한다.
겉보기에는 ‘혹시 모를 큰 병에도 대비할 수 있는 안전망’처럼 보이지만, 문제는 가입 조건과 보장 범위의 세밀한 제한이다.

전문가들은 “고액암 특약은 보험사가 정해둔 특정 암에 한정돼 지급된다”며 “다른 암에 걸렸을 경우 일반 암 진단비만 해당돼 소비자가 체감하는 보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위암·대장암 등 한국에서 발병률이 높은 암은 대부분 ‘일반암’으로 분류되어, 고액암 진단비 보장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 비싼 보험료, 불안한 지속성

실제 피해 사례도 잇따른다. 지난해 직장인 김 모 씨(42)는 ‘혹시 모를 큰 병’을 대비해 월 20만 원이 넘는 고액암 특약형 보험에 가입했다. 그러나 2년 뒤 가정경제 부담으로 해지를 고민하게 됐다. “보험료가 너무 비싸 도저히 유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이유다.
보험업계에서는 이처럼 고액암 특약을 추가할 경우, 보험료가 월 수십 퍼센트 이상 올라 장기 유지율이 급격히 낮아진다는 점을 우려한다. 결과적으로 정작 필요한 시점에 보험이 해지돼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항암치료 특약 역시 모든 최신 치료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급여·비급여 여부, 특정 약제의 허가 범위에 따라 지급 여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소비자는 ‘최신 면역항암제를 쓰고도 보험금 지급을 받지 못했다’는 불만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 분쟁으로 번지는 지급 거절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분쟁 사례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드러난다. A씨(50대 여성)는 췌장암 진단 후 항암제를 투여받았지만, 보험사는 “약제 사용이 고액항암치료 특약의 보장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결국 A씨는 소송까지 이어가야 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진단 기준’의 해석 차이가 분쟁으로 번졌다. 뇌암 진단을 받은 B씨는 담당 의사가 발급한 진단서를 근거로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조직검사 결과가 ‘고액암 기준에 미달한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이처럼 진단 방식과 해석 차이로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 전문가 “가입 전 반드시 세밀 검토 필요”

전문가들은 고액암·고액항암치료 특약 가입 전 반드시 몇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첫째, 보장 대상 암의 범위를 명확히 살펴야 한다. 췌장암·뇌암 등 일부에만 한정된다면, 실제 발병 가능성이 높은 암에서는 혜택을 받기 어렵다.
둘째, 치료 방법의 제한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최신 치료라고 해서 모두 보장되는 것이 아니므로 약제·치료법의 급여 여부와 특약의 지급 기준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셋째, 보험료와 장기 유지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당장은 보장이 든든해 보여도 수년간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의 보험료라면 중도 해지 위험이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더 큰 보장’을 원하다 보니 고액암·항암 특약 상품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일부 암에만 한정돼 보장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소비자 신중함 필요

보험은 장기간 유지가 전제되는 상품이다. 고액암·고액항암치료 특약은 분명 경제적 위험을 대비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보험료와 제한적인 보장으로 인해 오히려 소비자의 부담과 피해 사례를 낳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무조건 많은 보장이 좋은 것은 아니다. 가족력, 건강 상태, 가계 여건에 맞춰 합리적인 수준에서 준비해야 한다”며 “특약 가입 전 반드시 보험 설계사와 약관을 세밀히 검토하고, 분쟁 사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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