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그리는 그림보다 나다운 그림을”
아이들의 마음과 가능성을 함께 키우는 울산 민들레아트
미술은 꼭 잘 그려야만 의미가 있는 것일까.
울산 동구 남목초등학교 인근에 위치한 ‘민들레아트’의 김민 원장은 이 질문에 조금 다른 답을 내놓는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해진 답을 잘 따라 그리는 능력보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이다.
민들레아트는 유치부와 초등부, 중등부를 비롯해 미술을 처음 시작하는 아이부터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까지 각자의 단계에 맞춰 미술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수채화와 드로잉뿐만 아니라 오일파스텔, 모델링 페이스트, 입체 조형 등 다양한 재료와 표현 방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수업을 구성하고 있으며, 토요특강과 다양한 체험활동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어린 시절의 동경이 현실이 되기까지
김민 원장의 미술교육은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에서 시작됐다.
어릴 때부터 꾸준히 미술을 배웠던 김 원장은 자신을 가르쳐주던 미술학원 원장님을 동경하며 자연스럽게 ‘나도 언젠가 미술학원 원장이 되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됐다.
그 꿈을 따라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졸업 후에는 기존 ‘붐붐아트’에 강사로 취업해 아이들을 직접 지도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정이 깊어졌고, 결국 학원을 인수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건 ‘민들레아트’를 시작하게 됐다.
김 원장은 “어릴 때 저를 가르쳐주셨던 원장님을 보면서 저도 미술학원장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며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정이 많이 들었고, 자연스럽게 인수까지 이어지면서 지금의 민들레아트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이 어린 시절 받았던 영향을 또 다른 아이들에게 전하고 있는 셈이다.
‘잘 그리는 그림’보다 ‘나다운 그림’
민들레아트의 가장 큰 교육철학은 분명하다. 잘 그리는 그림보다 나다운 그림을 그리는 것.
김 원장은 아이들에게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고 똑같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도록 지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아이들이 다양한 재료와 표현 방법을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중심이다.
“그림은 그림다워야 하고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과물의 완성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어떤 생각으로 그렸는지,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는지를 많이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이러한 철학은 수업 구성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수채화와 드로잉뿐 아니라 오일파스텔, 모델링 페이스트, 입체 조형 등 다양한 미술 재료를 접하게 함으로써 아이들이 자신에게 맞는 표현 방식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한다.
미술을 처음 접하는 아이에게는 미술 자체에 대한 즐거움과 친숙함을, 성장하는 학생에게는 보다 체계적인 표현과 실력을,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에게는 목표에 맞는 전문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미술학원이 ‘좋은 기억’으로 남기를
김 원장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수업의 결과만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민들레아트가 단순히 수업을 받으러 가는 장소가 아니라 편안하고 즐겁게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정규수업 외에도 토요특강, 간식 이벤트, 파자마파티 등 아이들이 함께 웃고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마련하고 있다.
“미술 실력뿐만 아니라 미술학원에 다녔던 시간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는 것까지 교육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김 원장 자신의 경험과도 연결돼 있다.
어린 시절 자신을 가르쳐주었던 선생님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고, 그 영향이 자신의 꿈으로까지 이어졌던 것처럼 지금 민들레아트를 다니는 아이들에게도 이곳에서의 시간이 훗날 의미 있는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술학원 오는 날이 제일 좋아요”
김 원장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아이들이 직접 써준 편지 이야기가 돌아왔다.
‘미술학원 오는 날이 제일 좋다’, ‘선생님이랑 그림 그리는 게 재미있다’는 아이들의 말은 김 원장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그런 편지를 받을 때마다 자신이 아이들에게 단순히 그림만 가르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특히 오랫동안 함께했던 아이가 성장해 학원을 떠나면서 과거에 만들었던 작품이나 학원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해 이야기할 때면 더욱 뭉클하다고.
“아이에게는 어린 시절의 선생님과 미술학원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 영향을 받아 꿈을 이룬 것처럼요. 그래서 아이들과 보내는 지금의 시간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들의 현재를 가르치면서 동시에 그들의 기억 속에 남을 미래까지 생각하는 것이다.
교육자이자 계속 성장하는 미술인
김 원장의 전문성 역시 꾸준한 경험과 배움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초등학생 때부터 미술학원을 다니며 일러스트를 주로 그렸고, 대학에서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에는 남는 시간에 태블릿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주문 제작을 받으며 개인 작업도 이어갔다.
졸업 후에는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직접 지도하며 경험을 쌓았고, 현재는 민들레아트의 수업 기획과 커리큘럼 구성, 작품 지도, 전시와 특강 기획 등 학원 운영 전반을 직접 담당하고 있다.
또한 미술학원 연합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다른 교육자들과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있으며, 미술대회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경험도 갖고 있다.
김 원장은 자신 역시 계속 그림을 그리고 공부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저도 계속 배우고 성장하는 미술인이고 싶습니다.”
유행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필요한 교육.
최근 미술교육은 단순한 기술 습득에서 벗어나 자기표현과 심리적 안정, 창의적인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김 원장 역시 이러한 흐름에 공감한다.
아이들이 ‘그림을 잘 그려야 미술을 할 수 있다’는 부담을 갖기보다는 미술을 자연스럽게 즐기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로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다만 유행을 무조건 따라가는 것은 경계한다.
아이들에게 실제로 어떤 경험이 필요한지를 고민하면서 미술의 기본적인 이론과 교육적인 요소도 자연스럽게 수업에 녹여내고, 민들레아트만의 방향을 꾸준히 지켜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아이들이 어른이 된 후에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김 원장이 그리고 있는 민들레아트의 미래는 ‘큰 학원’이라는 숫자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오래 다니고 싶어 하고, 시간이 흐른 뒤에도 좋은 기억으로 떠올릴 수 있는 학원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앞으로도 정규수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술 체험과 특별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직접 경험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늘려갈 계획이다.
그리고 자신 역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그림을 그리고 공부하며 아이들에게 더 넓은 미술의 세계를 보여줄 수 있는 원장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원장은 아이들에게 그림이 하나의 ‘무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림을 그리는 재능이 제가 가진 가장 큰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잘 그려서가 아니라 제가 느끼는 감정을 도화지에 표현하고 해소할 수 있는 가장 건강한 방법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어 “아이들도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다양한 감정을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 자신을 다듬어가는 하나의 무기로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림 한 장을 완성하는 데서 끝나는 미술교육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발견하고 감정을 표현하며 스스로 성장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
민들레아트가 아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미술은 결국 ‘잘 그리는 방법’만이 아니다. 자신만의 색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의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힘.
김민 원장은 그 힘을 아이들의 어린 시절에 차곡차곡 심어주고 있다.